최종 업데이트: 2026-09-30
몇백 미터를 못 가 다리가 저려 멈춰 서요
걷다가 엉덩이와 종아리가 저려 자꾸 멈춘다면 척추관협착증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뿌리가 압박되면 허리 통증보다 다리 저림이 두드러집니다. 장을 보러 가거나 평소 다니던 길을 걸을 때 얼마 가지 못해 엉덩이부터 다리 뒤쪽까지 뻣뻣하게 당기고 저려 걸음을 멈추곤 합니다. 잠시 길가에 멈추어 몸을 수그리고 휴식을 취하면 저림이 다소 잦아들지만, 다시 걸음을 옮기면 이내 같은 증상이 반복되어 보행 자체가 점점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요추에서 나온 신경뿌리는 엉덩이를 거쳐 허벅지와 종아리, 발끝까지 길게 뻗어나가는 신경 신호의 출발점입니다. 신경 신호가 전달되는 통로에 문제가 생겨, 허리보다 신경이 뻗어나간 다리 말단부에서 증상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입니다(Webb CW et al., 2024).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척추 사이 물렁뼈)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디스크(척추 사이 물렁뼈)의 높이가 낮아지고 주변 인대가 탄력을 잃게 됩니다. 여기에 척추관 뒤쪽을 지지하는 황색인대가 점차 두꺼워지고 척추 후관절이 덧자라 비대해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과 척추뼈 사이 신경뿌리가 빠져나가는 신경공이 좁아집니다(Kreiner DS et al., 2013).
걸음을 걸을수록 척추 주변 혈류 변화와 물리적 압박이 가중되어 다리의 저림, 쥐어짜는 듯한 당김, 힘 빠짐이 심해집니다. 이로 인해 걸음을 멈추고 쉬어야 하는 상태를 신경성 파행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나타나는 통증은 다리가 타는 듯 화끈거리거나 단단하게 쥐가 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움직임과 하중이 집중되는 제4 요추와 제5 요추 사이 마디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척추관 중앙부가 좁아지면 양쪽 다리 전체로 저림이 퍼지고, 한쪽 신경공이 집중적으로 좁아진 경우에는 해당 신경뿌리가 지배하는 쪽 다리에만 국한되어 심한 저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리 저림을 만든 신경뿌리가 몇 번째인지 어떻게 찾나요?
다리 저림을 일으킨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면 먼저 저림이 어느 부위까지 뻗치는지 경로를 면밀히 묻고, 다리의 근력과 감각, 건반사를 직접 검사하여 원인이 되는 신경뿌리를 좁혀야 합니다. 척추 신경뿌리는 각각 담당하는 감각 피부 분절과 근육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접한 신경뿌리끼리 겹치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환자가 호소하는 주관적인 증상만으로는 특정 신경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나 발목을 아래로 젖히는 힘, 감각이 무뎌진 경계선 등을 세심하게 대조하는 신경학적 진찰을 먼저 해야 합니다.
신경과 전문의가 직접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하여 다리 저림을 일으킨 신경뿌리의 위치와 신경 기능 이상을 평가합니다. 신경전도 검사는 피부 위에서 신경 주행 경로를 따라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한 뒤, 신경 섬유를 통해 전달되는 전기 신호의 전도 속도와 유발 전위의 크기를 구간별로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이를 통해 말초신경의 특정 구간에서 신호가 지연되거나 진폭이 떨어지는 지점을 확인합니다. 바늘 근전도 검사는 미세한 침 전극을 다리와 허리 주변의 특정 근육에 삽입하여 근육이 휴식할 때와 수축할 때 발생하는 전기 활동을 직접 기록합니다. 각 신경뿌리가 지배하는 특정 근육의 이상 소견 분포를 종합하여, 손상된 신경뿌리가 몇 번째 요추에서 비롯되었는지 위치를 좁힐 수 있습니다.
특히 신경뿌리 병변에서 신경절 이전 부위가 눌렸을 때는 감각 신경전도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각 신경전도 소견에만 의존하지 않고 바늘 근전도 검사의 이상 소견과 실제 진찰 소견을 복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아울러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이나 비골신경마비처럼 다리의 다른 부위에서 말초신경이 눌려 저림이 발생하는 경우와도 명확하게 감별 진단합니다.
척추관과 신경공의 해부학적인 협소화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는 MRI 검사 소견이 권고되는 중요한 영상 기준이 됩니다(Kreiner DS et al., 2013)(Webb CW et al., 2024). 퇴행성 척추 질환의 특성상 여러 마디의 요추에 동시에 협착이 관찰되는 사례가 흔합니다. 여러 척추 분절에 협착 소견이 있을 때는 단순히 영상에서 가장 좁아 보이는 곳을 치료하지 않습니다. 영상에서 관찰된 협착 위치를 환자가 호소하는 저림의 범위, 진찰에서 확인된 근력 저하 부위, 건반사 변화, 그리고 전기생리검사에서 나타난 신경 손상 신호와 종합적으로 대조하여 현재 증상을 유발하는 핵심 신경뿌리를 명확하게 가려냅니다.
눌린 신경뿌리 자리에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신경학적 진찰과 전기생리검사, 영상 소견을 종합해 신경뿌리 부위를 찾고 신경차단술을 시행합니다(Kreiner DS et al., 2013). 신경차단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 안쪽으로 약물을 직접 주입하여, 압박으로 붓고 충혈된 신경 주위의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입니다.
시술 과정에서는 이동형 방사선 영상 장치인 C-arm을 활용합니다. C-arm으로 척추 뼈의 배열과 바늘 끝이 들어가는 척추 깊은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안전하게 목표 지점으로 접근합니다. 이후 조영제를 미량 주입하여 약물이 목표로 하는 신경뿌리 주위 조직과 신경공 내부로 안전하게 퍼져나가는 경로를 확인한 다음 소염제와 국소마취제를 포함한 약물을 정밀하게 주입합니다. 시술 시간은 10분 내외로 비교적 짧습니다. 시술 후 잠시 안정을 취한 뒤 당일 바로 귀가하여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시술 직후에는 주삿바늘이 들어간 자리 주변이 하루에서 이틀 정도 일시적으로 뻐근하거나 묵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술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일에는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보호자와 함께 귀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술 전에는 평소 복용 중인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기저 질환의 특성과 출혈 위험도를 고려해 약제 조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아울러 조영제 과민 반응 이력을 미리 확인하며, 감염이나 전신 발열 증상이 있다면 시술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합니다.
신경뿌리 부위의 급성기 염증을 조절한 뒤에는 허리 주변 지지 조직을 다스리는 보조 치료를 병행합니다(Webb CW et al., 2024). 윈백 고주파 치료로 허리와 등 부위의 굳어 있는 깊은 근막과 척추 주변 연부 조직의 긴장을 완화합니다. 또한 의사가 진찰을 통해 척추 관절의 운동 범위와 골반 정렬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부위와 강도를 세밀하게 지정하면, 전문 물리치료사가 일대일로 도수치료를 전담하여 진행합니다. 이러한 도수치료와 운동 치료는 허리 주변 근육의 긴장 불균형을 해소하고 걸을 때 척추로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킵니다.
허리가 아니라 다리 혈관 때문에 멈춰 서는 경우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 원인이 허리 신경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리로 혈액을 공급하는 말초동맥이 동맥경화 등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걸을 때 근육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이 제때 전달되지 못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혈관성 파행 역시 종아리에 심한 통증을 일으켜 걸음을 멈추게 만듭니다(PMID 21217453). 척추 신경 압박으로 인한 파행과 다리 혈관 폐색으로 인한 파행은 겉으로 드러나는 보행 중단 증상이 매우 흡사하여 감별이 중요합니다.
혈관성 파행은 일정한 거리를 걸었을 때 어김없이 종아리 근육에 쥐가 나는 듯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걸음을 멈추고 서 있기만 해도 혈류 요구량이 줄어들면서 비교적 수 분 내에 통증이 가라앉습니다. 진찰 시 발등이나 안쪽 복사뼈 뒤쪽을 지나는 동맥의 맥박을 촉지했을 때 박동이 약하거나 만져지지 않는 경우, 혹은 발과 발가락 부위가 반대쪽에 비해 차갑고 피부색이 창백하다면 혈관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뚜렷한 단서가 됩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척추관협착증과 하지 말초동맥질환이 독립적으로 발생하여 한 환자에게 동시에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Park JW et al., 2020). 척추관협착증과 간헐적 파행 증상을 보이는 환자 186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가운데 32명(약 17.2%)에서 실제로 의미 있는 말초동맥질환이 함께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Park JW et al., 2020).
해당 연구 분석 결과,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남성이거나 당뇨병, 고혈압 등의 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말초동맥질환이 함께 나타날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았습니다(Park JW et al., 2020). 따라서 보행 시 다리 통증을 평가할 때는 환자가 지닌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을 꼼꼼히 살피고 발의 말초 맥박을 진찰해야 합니다. 만약 혈관 문제가 의심된다면 상하지 혈압을 비교하는 발목상완지수 측정이나 혈관 정밀 검사가 가능한 혈관 전문 진료로 연결해야 합니다. 말초동맥질환이 동반되었다면 척추 신경 치료뿐만 아니라 전신 심혈관 질환 약물 치료와 혈류 개선 관리를 병행해야 보행 장애를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걷는 거리가 점점 줄고 다리 힘까지 빠질 때
척추관협착증은 단기간에 급격히 나빠지기보다는 수년에 걸쳐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입니다(Webb CW et al., 2024). 그러나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를 지속하는데도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수십 미터 이내로 급격히 줄어들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뚜렷해진다면 치료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걸을 때 발끝이 바닥에 걸려 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계단을 오를 때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이 뚜렷하게 약해져 발이 바닥에 끌리는 족하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혹은 허벅지나 종아리 근육의 부피가 육안으로 보일 만큼 눈에 띄게 가늘어지는 위축이 확인된다면 이는 신경 손상이 기능적 저하를 넘어 구조적 손상 단계로 진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신속한 재평가가 요구됩니다. 아울러 최근에 갑자기 소변을 보지 못하는 요정체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조절 장애가 생기거나, 엉덩이 사이 회음부 주변의 감각이 둔해지고 양쪽 다리의 근력이 동시에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라면 마미증후군을 의심해야 하는 응급 상황이므로 지체 없이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비수술적 치료를 충분한 기간 동안 체계적으로 적용했음에도 일상적인 보행 제한이 지속되거나 신경학적 결손이 진행된다면 척추관을 넓혀주는 감압 수술을 신중하게 검토합니다. 다기관 대규모 임상 연구인 SPORT 연구에서 수술 적응증에 해당하는 협착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수술적 감압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비수술적 치료를 유지한 환자군에 비해 통증 감소와 신체 기능 개선 면에서 유의미한 이점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4년 추적 관찰 시점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Weinstein JN et al., 2010).
비수술적 치료를 중심으로 환자분들의 증상 완화와 기능 회복을 돕습니다. 하지만 정밀한 신경학적 진찰과 검사 결과 신경 손상이 심화되어 수술적 감압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로 판단될 때는, 환자분께 현재 상태와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해 드립니다. 치료 경과 중 신경 기능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할 때는 근전도 검사를 추적 시행해 이전 검사 수치와 대조하여 신경 손상 정도와 회복 경과를 명확하게 해석합니다.
이성욱 · 대표원장 · 신경과 전문의 · 구리탑본의원
References
- Webb CW, Aguirre K, Seidenberg PH (2024). Lumbar Spinal Stenosis: Diagnosis and Management.. Am Fam Physician. PMID: 38648834
- Kreiner DS, Shaffer WO, Baisden JL (2013). An evidence-based clinical guideline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degenerative lumbar spinal stenosis (update).. Spine J. PMID: 23830297
- Park JW, Lee JH (2020). Prevalence and Risk Factors of Peripheral Arterial Disease in Patients with Lumbar Spinal Stenosis and Intermittent Claudication: CT Angiography Study.. J Korean Med Sci. PMID: 32242344
- 혈관성 파행과의 감별. PMID: 21217453
- Weinstein JN, Tosteson TD, Lurie JD (2010). Surgical versus nonoperative treatment for lumbar spinal stenosis four-year results of the Spine Patient Outcomes Research Trial.. Spine. PMID: 2045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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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다리 저림이 생겼다 사라지면 진료 전에 무엇을 기록해야 합니까?
저림이 시작될 때까지 걸은 시간이나 거리, 저린 부위, 쉬는 자세와 증상이 가라앉는 데 걸린 시간을 기록하면 도움이 됩니다. 발끝이 걸리거나 계단을 오르기 어려웠다면 발생 시점과 함께 기록합니다.
Q. 이전에 찍은 MRI가 있으면 근전도·신경전도 검사 때 가져가야 합니까?
기존 MRI 영상과 판독지, 이전 근전도·신경전도 검사 결과가 있다면 함께 준비합니다. 구리탑본의원은 촬영 시점과 이후 증상 변화를 확인하고, 영상에 나타난 협착 부위와 현재 신경 기능 이상이 일치하는지 대조합니다.
Q. 신경차단술을 받은 뒤에는 어떤 변화를 기록해야 합니까?
다리 저림의 강도와 범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 증상이 줄어든 기간을 기록합니다. 구리탑본의원은 시술 전후의 변화와 근력·감각 검사 결과를 대조해 다음 치료를 정합니다.
Q.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면 신경차단술 전에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약 이름과 용량, 복용 이유를 정리하고 시술 전에 복용 사실을 알립니다. 임의로 중단하지 않으며, 구리탑본의원은 시술 방법과 출혈 위험, 약을 중단할 때의 혈전 위험을 확인하고 해당 약을 처방한 병원과 협의해 복용 조정 여부와 일정을 정합니다.
